• 2020.3.31.
  • 2020. 4. 1. 02:49
  • 오랜만에 학교 안경점에 갔다. 떨어진 안경 코받침을 고치고 6개월 동안 쓸 렌즈를 샀다. 방문할 때마다 느끼지만 안경원 선생님은 황송할 정도로 친절하다. 오늘도 코받침을 돈도 안받고 고쳐주시고 렌즈도 안경도 엄청 싸게 팔면서 돈 받고 팔아야 할 렌즈액까지챙겨주셨다.

    정말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대접받는 기분이라 황송해서 어쩔 줄 모르게 된다. 렌즈 값만 받는다고 하셔서 4만원을 이체하고 확인해보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학교에 30년 있으면서 돈 안주고 간 학생은 없었다고, 확인할 필요도 없다고 하셨다.

    이렇게 장사하시면 남는 게 있을까. 물론 장사하는 마음으로 있는 건 아니실 거다. 직업에 대한 자긍심, 사람에 대한 신뢰, 여유로운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테다. 어떻게 요즘같은 시대에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계실까. 그리고 상대가 누구든지 한결같이 예의있는 태도로 대하셔서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 인품이 참 존경스러워서 나도 선생님같이 나이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본받고 싶은 어른이다.

    2020.3.31.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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